[Sequence Log 003]
왜 나는 9개월간 주 5일 크로스핏을 해도
몸무게가 줄지 않는가
— 심지어 1일 2식을 하는데도

크로스핏을 하면 살이 빠질 거라 믿었다.
정확히 말하면, 빠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주 5일.
9개월.
고강도 인터벌.
땀은 충분했고, 심폐는 분명히 강해졌다.
그런데 체중계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때로는 오히려 숫자가 올라가 있었다.
1. 나의 현재 상태
― 데이터부터 정리해보자
이 글은 불평이 아니라 기록이다.
그래서 먼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
- 37세 남성
- 크로스핏 9개월 차
- 주 5일 이상 훈련
- 최근 1개월 WOD: 대부분 Metcon + Strength
- 운동 강도: 항상 ‘오늘은 꽤 힘들다’ 수준

운동을 대충 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문제는, 항상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2. 생활 패턴이라는 숨은 변수
― 개발자의 하루
문제는 박스 밖에 있었다.
-
식사: 1일 2식
- 점심: 일반식 (한식 위주)
- 저녁: 단백질 중심, 탄수 줄임
-
대략적 섭취 칼로리: 1,800~2,000 kcal 추정
-
직업: 개발자
-
평균 활동량: 낮음
-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냄
- 출퇴근 이동량 적음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감량 실패 사례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나의 반례 경험이 있다.

3. 여름에는 달랐다
― 존2 러닝이 있던 시절
날씨가 따뜻할 때, 나는 주 2~3회 존2 러닝을 했다.
- 40~60분
- 숨은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페이스
- 체력 소모는 크로스핏보다 훨씬 적음
그 시기에는 체중이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려갔다.
눈에 띄는 바디 쉐입 변화는 없었지만,
체중계 숫자는 정직했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 러닝 중단
- 산책 감소
- 활동량 급감
운동 시간은 그대로인데,
움직임의 ‘모드’만 사라졌다.
4. 크로스핏의 함정
― 강도는 높지만, 항상 같은 모드
크로스핏은 효율적인 운동이다.
짧은 시간에, 심폐와 근력을 동시에 자극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 우리는 같은 상태로 박스에 들어간다.
- 이미 피로한 상태
- 수면이 부족한 상태
- 스트레스가 남아 있는 상태
그 상태에서 다시 고강도.
결과적으로 몸은 이렇게 반응한다.
- 코르티솔 상승
- 회복 지연
- 염증 누적
- NEAT(일상 활동량) 감소
운동은 했는데,
하루 전체의 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5. 깨달은 것
― 문제는 강도가 아니었다
이쯤에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운동을 안 해서’ 살이 안 빠진 게 아니다.
‘항상 같은 모드로만’ 움직였기 때문이다.
- 항상 고강도
- 항상 교감신경 우세
- 항상 “오늘도 버텼다”는 상태
몸은 이걸 감량 모드로 인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존 모드에 가깝다.
6.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제 관심사는 단순하다.
- 지금 내 몸은 어떤 상태에 머물러 있는가
- 나는 언제 회복 모드로 전환되고 있는가
- 크로스핏 외의 움직임은 얼마나 사라졌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이 모든 걸 ‘감각’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신호’로 볼 수는 없을까?
- 심박 변동성?
- 회복 지표?
- 일상 활동량?
- 훈련 강도 대비 회복 속도?
[Next Sequence]
이번 시퀀스는
“왜 안 빠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답은 더 열심히가 아니라,
다른 모드로의 전환에 있다.
다음 편에서는
- 크로스핏을 유지하면서
- 회복과 감량을 방해하지 않는
- ‘모드 전환’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하고,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실험 단위로 풀어볼 예정이다.
다음 로그는
운동·회복·감량을 하나의 시퀀스로 묶는 시도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