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quence Log 002]
킥복싱 체험기: 낯선 리듬이 몸에 남긴 기록
Developing Sustainable Rhythm
영하 8도.
주말 아침에 어울리지 않는 날씨였다.
기상한 지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를 타고 킥복싱 체육관으로 향했다.
어깨는 이미 뻐근했고, 몸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리듬에 머물러 있었다.

체육관 바닥은 푹신한 회색 매트였다.
5분간 내부를 달린 뒤, 목장갑 위에 바로 12온스 글러브를 꼈다.
준비의 여유는 없었고, 움직임이 먼저 시작됐다.
잽, 투, 원투.
곧바로 샌드백.
이어 미들킥을 배웠다.
왼발을 대각선으로 내딛고, 발 안쪽을 열어 회전한다.
한쪽 팔은 얼굴을 가리고, 다른 팔은 대각선 아래로.
무릎을 접었다가 펴며, 발꿈치까지 쭉 뻗는다.

설명은 간단했지만,
발목–골반–어깨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감각은 낯설었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숨이 가빠졌다.
특히 발 뒤꿈치를 드는 감각과, 몸을 수직으로 회전시키는 움직임이 인상 깊었다.
지금까지의 운동 리듬과는 분명 달랐다.
사람들은 10시가 넘어 하나둘 도착했다.
남자 2명, 여자 5명.
관장님은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체육관을 운영했고,
킥복싱 경력은 21년, 국가대표 지도 경험도 있다고 했다.
“제대로 하려면 보통 5년은 걸려요.”

짧은 체험 안에 발차기까지 담으려다 보니
동작은 빠르게 압축됐다.
아마 신규 유입을 위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그럼에도 밀도는 충분했다.
집에 돌아와서야 어깨와 손목이 시큰거렸다.
격투기는 늘 그렇다.
할 때보다, 끝난 뒤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
킥복싱은 분명 매력적이다.
다만 지금의 내 생활 리듬 위에 바로 얹기엔
회복과 학습에 더 많은 여유가 필요해 보였다.
지속 가능하다는 건
강도가 낮다는 뜻이 아니라,
몸이 그 리듬을 배울 시간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번 체험은 킥복싱을 시작했다기보다,
익숙하지 않은 리듬 하나를
몸에 잠시 얹어본 기록에 가깝다.
그리고 그 정도의 접촉도, 충분했다.
